Thursday, November 5, 2009

[2] 톱스타 케이양의 자살소동

케이양은 그녀일까?

그럴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저 케이의 이니셜에 신경이 거슬려
신문을 접었다

둘둘 말아 겨드랑이에 꽂은 나는 겨털사이
식은땀을 눈치챘다

젠장
바닥에 깔린 보도블럭의 금들 사이로
겨우겨우 삐져나온 잡초들은
내게 도움이 된다.

나는 이쪽 길로 가면 훨씬 빨리 집으로 갈 수 있지만
저쪽 길로 간다. 이상하게 저쪽길은 공사를 대충했는지
풀들이 더 삐죽인다. 난 그 풀들이 필요하다.

그것들을 찾아 밟으며 걸어간다.
배가 고프다. 다 이유가 있었군.
떡볶이 냄새였다. 작은 트럭을 개조한 듯 보이는 그 차안에는
한 아주머니와 옆에서 일을 거두는 딸처럼 보이는 학생이 앉아 있었다

아주머니, 여기 떡볶이 일인분 주세요.

그 딸은 얼굴이 부어 보였는데, 아차
흔히 말하는 무슨 증후군을 가진 아이였다
등치는 큰데, 뭔가에 화가 나 있는 듯 하였다

영자야

한시간여 졸다간 그녀.
그녀가 기대어 있었던 소파에는 아직도
그녀가 남겨놓은 궁뎅이 자국이 있었다.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떠나버린
그녀는 아마도 자고 있었던 것이 아닌 것 같다
그 소파자국 위에 살며시 내 손을 올려 놓았다
아직도 따스한데
그녀가 신기루처럼 느껴졌다

영자야 영자야!
또! 또 떡볶이에 손을 댄다
엄마가 나중에 떡볶이 더 줄께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된다구. 배가 이만큼 나와서 터질 수도 있어.
엄마말 이해가?

치 그래도 난 떡볶이 더 먹고 싶단 말이야

아주머니 여기 얼마죠?
난 식욕이 떨어져 버렸다. 휴...

1500원이에요. 어휴 남기셨네요?
맛이 없으세요?

맛이요... 맛있었어요 생각하나
말은 못하고 그저 돈을 건넸다

어어 얘가 남이 먹던 것을 먹으면 어떻게 해-
소리 들으며 난 등을 돌려 나온다

영자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아마 나뿐일 것이가
그 이름이 너무 싫어해 트라우마까지 생긴 영자는
이름을 개명하고 그렇게 다른 사람이 되어
나를 떠났다

우리의 계절은 12번 색깔을 바꾸었을 뿐이었지만
영자는 팔색조가 되어 내 곁을 떠났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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