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짱짱하게 떴지만
내 마음은 구름띄운 찰나가 되었다
먹구름이 해를 지우고
비를 오는 듯 안 오는 듯 뿌릴때
난 마지못해 세탁소에 갔다
빨래는 쏴하며 지금까지 기억들을
지워내는 것 같았지만
스며드는 세탁소 창가의 그녀는
나의 이불에 새로운 기억을 덧 입혔다
비오고다음날 섬유유연제 냄새는
어느덧 그녀의 냄새가 되고
나는 이렇게 혼자 앉아
술잔을 기울인다
해가 뜨거우다보니
며칠전 다 타들어가던
라라가 생각난다
이름도 그때 지어주었는데
라라는 나의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었다
내 동생은 그 아이에게 어떤 이름을 지워주었을까?
조용하게 죽어가는 라라는
그렇게 부엌창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목이 말라하는 라라에게
나는 같이 술잔을 기울인다
소주잔 한컵 두컵 주고 나니
왠지 마음이 뿌뜻하다
살아라
살아서 내게 자랑해봐
난 잘 살고 있다고.
어제는 잊고 소주컵 한잔을 못 주었지
창가에 선 너는 비에 샤워를
그득히 머금고는
내게 자랑을 하네
난 잘 산다고
기억은 나도 모르게 없어지고 없어지고
그렇지만
나는 기억해
그녀의 냄새와
슬픈 소주잔을 말이지.
Friday, July 3, 2009
Subscribe to:
Comments (Atom)